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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상록/책

케테 콜비츠의 생애를 기록한 일기와 편지들

사람들은 예술가가 지내는 큰 고난의 세월을 훗날 그 사람이 평생의 역작을 만드는데 필요하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중 얘 많이 언급되는 예로 조각가 케테 콜비츠가 있습니다. 그는 1차 세계 대전에서 둘째 아들이었던 피터를 잃었고 이 일로 인해 평생 동안 괴로워하였습니다. 이 슬픔을 이겨내고 다른 전사한 군인의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는 아들이 묻혀 있던 벨기에의 독일 병사 공동묘지에 유명한 조각상을 설립하죠. 

 

 

하지만 이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가 두번의 전쟁을 어떻게 견뎌 내었는지, 또한 조국이었던 독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아들 피터와 운명의 장난인지, 그의 아들과 이름이 같았던 손자까지 양 세계대전으로 잃은 그는 민족주의 이름으로 이들을 희생한 조국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요?  책 "케테 콜비츠의 편지와 일기"는 이런 그의 복잡다난했던 삶의 대해 알려줍니다. 그의 조각과 에칭들이 절대적 걸작들이라면, 이 책은 그의 일기와 편지를 통해 작품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지, 조각가 자신의 이야기를 즐거웠던 추억엔 가벼운 톤으로, 슬픔이 짓누는 이야기는 무거운 톤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쟁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을 말리기 위해 "심기 위한 씨앗들은 갈려나가선 안되다"라고 언급한 유명한 컬럼을 썼습니다. 그가 전쟁을 겪는 동안의 고난과 그 전 행복한 삶을 대비해보면, 그가 전쟁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지 극명해집니다. 

 

그의 이 슬픔을 "명작들을 위한 원재료"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케테 콜비츠 자신이 책에서 언급하듯, 가족을 잃은 누군가에게 가서 이 비극이 너를 강하게 만들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폭력은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앗아가는데 항상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우린 이런 사실을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간과하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