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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상록/책

축구로 엮은 세계 현대사, <The Age of Football>

어떤 기준으로 봐도 월드컵은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의 경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토너먼트가 인류의 화합과 평화로운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역사의 이면도 봐야 할 것입니다.

책 <The Age of Football>은 이런 역사의 이면에 대해 면밀하게 술회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전 세계를 각 국가를 가이드하며 그 나라만의 풍부한 현대 역사와 축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한데 엮어 놓은 것과 같습니다.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중동, 가장 부패하기로 악명높은 FIFA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세계적 추세가 지형적, 경제적인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슷할 수 있을지 놀랄 것입니다.

첫째로, 각 나라의 축구 생태계는 세계화 이후 도저히 지속 가능한 상태가 아닌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축구의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유럽 연합으로 더 좋은 조건을 쫒아가버렸고, 남겨진 관중들은 그들 국가의 리그를 보기보다 더 인기좋은 EPL을 시청하기로 맘을 먹고 결국 관중수는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추세는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규모의 경제를 가진 나라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두번째로는 많은 독재정권에서 축구가 국가 프로파간다로서 기능하는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축구의 운명이 마치 국가의 운명과 같이 하는 듯 한 설파를 하면서 많은 축구 팬들은 지독한 싸움의 장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서구국가도 예외도 아닌게, 극우가 득세를 한 이후로는 축구의 울트라스들은 이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반이민, 파시즘, 인종차별등의 메시지에 적극 공감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축구 자체는 어떠한 해를 끼치지 않겠지만 축구를 관리하는 단체의 부패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단 것입니다. 많은 국가의 축구 단체들, FIFA 아래의 휘하 단체들은 선수 간 승부조작 또는 폭력 사태가 벌어질때마다 다른 곳을 바빴습니다. 특히 "VIP"가 관련된 경우엔 더욱더 그랬습니다. 이들의 부패에 관한 통찰은 국지적으로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다음 월드컵 부지를 선정하는 것을 놓고 대놓고 자신들의 표를 비싼 값에 팔기도 했습니다.

이런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여성들의 축구리그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이들은 그들의 리그가 경제적으로 이득일 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의 응원 문화가 남자들의 그것보다 덜 파괴적이란 것 또한 입증했습니다.

저자인 David Goldblatt는 마지막 장에서, 월드컵이란게 포템킨 마을로 기능 한 것인지 묻습니다. 포템킨 빌리지는 러시아의 한 귀족이 강 따라 가는 길에 보이는 흉한 풍경을 가리기 위해 만든 가짜 마을 이란 뜻입니다. 저는 되려 이 축구에 대해 알면 알수록, 러시아 소설인 안나 까레리나의 첫번째 구절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안좋은 축구 문화는 다 닮았고, 괜찮은 축구문화는 다 제각각 나름 이유로 발전한다"


https://www.goodreads.com/review/show/418182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