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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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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칼 세이건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계체 중에서 가장 그 수가 많다. 그 수의 폭발적인 증가가 다른 계체의 증가를 막고, 하루에도 다른 계체 수백종씩을 멸종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해도 되는 자격이 있는가? 누가 보아도 '지속 불가능'한 방식의 인류 역사는 계속 이어지다 언젠가 지표 아래쪽으로 사라지고 말건가? 저자인 칼 세이건, 앤 드루이얀은 냉전으로 인한 세계대전이 임박한 시기에 이르러, 인간 스스로 종말에 이르려는 것에 대한 성찰로 책을 썼다고 한다. 인간의 뿌리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그 진화과정을 알수록, 우리가 갖추어야 할 희망적인 정책을 찾을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도 수십년이 지났지만, 지나친 지하자원 소모, 인간(또는 국가) 사이의 불평등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어간다. ..
석유 없는 세상, "장기비상시대" 인류가 이만큼 산업이 발달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름의 과학 발전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 원동력은 분명 석유다. 산업혁명 의 결과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그 이전시대의 인구가 10억인데 반해, 지금은 70억으로 불어나 있다. 사실상 이런 엄청난규모의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는 이유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때문이다. (질소 비료를 생각해보라)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가 쓴 "장기비상시대"는, 이런 모든 산업의 원동력인 천연자원(주로 석유)이 고갈되어 간다는 명백한 증거제시와 함께 인류가 맞게 될 미래에 대해 전망하는 책이다. 수도꼭지만 돌리면 석유가 펑펑 나온다는 사우디는 석유생산이 정점을 찍었다는 증거가 명백하고, 다른 여타 북해 유전도 고갈되어 가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석..
하얀 리본 ,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의 팔에 완장처럼 차고 무조건 복종 할 것을 강요하는 도구다. 이 영화의 시점은 1차 대전이 발발하기 1년전으로부터 시작한다. 은 이 시대에 사람들에게 말도 안될 만큼 현실과 동떨어진 윤리를 아이들에게 강요토록 하는 억압도구다. 옛유럽 시골 마을에 순한 아이들만 자라날것 같지만 현실의 잔인한 일들은 아이들을 점점 의 상징과는 정반대로 자라나게 한다. 노동에 시달리던 부모가 끔찍한 일로 죽는것을 보고, 부모가 자식에게 차마 할 수 없는 짓들을 당면하며 자라나야 하는 그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생명의 소중함이며, 삶을 바람직하게 사는 방법들에 대한 것이란 헛똑똑이 같은 소리일수 밖에 없다. 머리에 뭐가 찼는지 알수 없는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자기하고픈 행동에 거리낌이 ..
긍정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긍정의 배신> 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유방암 치료를 받으며 지나친 긍정을 일삼는 환자들을 보게된다.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암 세포가 활동하지 못한다면서 말이다. 흔히 '긍정적'인 좋은 생각만 하는 것이 암 세포를 죽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수집된 과학적 근거가 잘못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이런 오류는 넘겨짚더라도, 암 자체를 마치 "인생의 축복", "커다란 전환점"으로 여기는 태도에서 볼 때 '지나친 긍정'은 이미 종교와도 같은 같아보였다. 그 종교는 암 환자에게 가해지는 엄청난 통증이 세상을 더 밝게 볼수있는 영광스런 과정이라는며 말도안되는 교리를 가르친다. 누군가 암 치료과정 중 부정적인 생각을 내뱉으면, 이런 사람을 '이단'으로 다루어 자신으로부터 최대한 배격한다. 마치 어떤 행위를 하는 ..
영국이 바다를 점령할수 있었던 이유, <해상시계> 몇년전 유럽에 잠시 머물때 발레를 본적이 있는데, 공연이 끝나고 알고보니 그 발레 주연이 강수진씨여서 꽤 놀란적이 있다. 사람들은 막상 볼 땐 중요한지 모르고 놓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내 경우엔 영국에서 그리니치에 있는 을 구경할때 이런 일이 한번 더 있었다. 본초자오선으로 경도의 시작이자 정점으로 유명한 그리니치엔, 크로노미터의 시초인 해상시계 H-1, H-2, H-3, 및 H-4 가 전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기계공학자들 사이에서 거의 전설이나 마찬가지인 이 기계를 눈앞에 접했지만, 막상 까막눈인 나는 사람들이 모인 H-3 옆을 흔들리는 사진 한장으로 기념해놓고는 별 의미없이 지나간 것이다. (지금은 얼마나 후회되는지!!) 그렇다면 이 시계가 왜 그렇게 유명한 것일까? 데이바 소벨이 다큐멘터리식 서사..
연대가 없는 노동의 실체,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자본가들은 언제나 연대하지만 노동자들끼리의 연대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 예로 공장에서 몇달간 옥쇄파업을 하여도, 쫒겨날 세입자들이 망루에 모여 시위하다 불타죽는다 하여도, 사회가 그들 자신의 이기주의 탓을 하는 분위기를 보면 알수있다. 언론과 자본이 생존권 투쟁을 이익다툼으로 해석시키는 이런 손쉬운 방법으로 연대는 깨져버렸다. 이에 더해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편을 나누어 노동계급에도 '급' 나누는 몹쓸짓을 서슴치 않는다. 이렇게 무자비하게 비정해지는 사회에 노동자 개인에게 주어지는 도덕적 의무를 지켜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나 자신이외에는 아무도 자기를 지켜주지 않는다. 직업 또한 마찬가지다. 200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 원제 은 한 가정을 이끄는 노동자가, 이 연대 없는 노동, 망망대해에서 살인..
간사이 여행 주말동안 계속 있었던 교육을 대신해 받은 6일 휴가에 잠깐 오사카 여행을 하고 왔다. 도착해서 돌아보니 의외로 오사카 자체는 볼 거리가 많지 않았다. 서울처럼 우거진 상가 건물 사이로 술집과 음식점들이 벌떼같이 모여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인공적인 멋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닥 큰 인상을 주지 못할 듯 하다. 오직 일본 음식에만 초점을 맞추고 여행을 온거라면 오사카 난바역 근처의 도톤보리, 또는 저렴한 신세이카 지역 정도만 보는게 적당할 듯 하다. 하지만 일본 문화재까지 폭넓게 보고 싶다면 오사카 근처의 교토와 고베로 가는 일정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교토는 옛 고도에 축성된 절 및 성곽들이 대부분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있을만큼 문화재가 많은 도시다. 교토를 여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번씩 들린다..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삼성이란 기업은 죄가 많다. 재벌이면 다 한다는 범죄행위도, 이정도라면 정말 통이 크다고 불릴 법 하다. 재계에서 권력을 어떤 식으로 다스렸기에 10조원 가량의 돈을 자신의 비자금으로 숨길수가 있는지가 의문이다. 이 정도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서 작량감계를 해야하는 게 아니라 가중처벌을 해야 마땅한 것이다. 백해무익한 범죄행위를 처벌해서 유사범죄를 막는게 우선이지, 재벌의 공과를 따지자고 수사하는게 아니니까 말이다. 이건희 전 회장이야 삼성을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키운 위인이라 백번을 양보한다고 해도, 그의 독단적 결정으로 인해 주주들이 입은 피해를 생각해보면, 그는 삼성 회장에 재직하면서 공적 못지 않게 엄청난 폐를 끼친 셈이 된다. 생각해보라. 잘 봐줬다는 특검에서 대충 찾은 비자금이 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