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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상록/책

<에이다 블랙잭, 북극에서의 생존 이야기>

에이다 블랙잭은 1922년 있었던 4명 탐험대원이 동행한 북극 탐험에서 유일한 생존자였습니다. 원래는 재봉사로 고용이 된 것인데 파견되었던 브란겔섬의 상황이 악화되자 살아남기 위해 처음엔 상상도 못한 일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해야 했습니다.

 

탐험 도중 이듬해 겨울 내 먹을 것이 금방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 다른 3명의 대원들은 시베리아 해안으로 건너가 구조를 요청하려고 했으나 그 여정 중 실종되었고, 에이다는 그 당시 괴혈병으로 죽어가는 다른 한명의 대원을 보살피며 캠프에 남아있어야 했습니다. 그 다른 한명의 대원이 금방 죽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에이다는 살아남기 위한 모든 것을 혼자 도맡아 했습니다. 사냥은 기본이고 난로와 주방을 위한 나무를 쌓아놓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이 모든 걸 알래스카에 두고온 자신의 아들과 가족을 다시 보기 위한 염원으로 버티었습니다.

 

약 반년후 에이다가 구출되었을 때, 언론은 그를 "여성 로빈슨 크루소"라고 칭송했고 그 험한 환경에서 어떻게 버티었는지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안도를 뒤로하고 에이다는 큰 고통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캠프에서 돌보던 대원을 살해했다는 소문을 퍼트렸고, 더 나아가 그가 단순히 매춘부라 대원을 돌보는 일을 게을리 했다는 더 악의적인 말도 퍼트렸습니다.

 

이 소문들은 에이다가 오래 이어온 침묵을 깨도록 만들었는데, 그는 자신의 명성의 금이 가는 것도 문제라 생각했지만 다른 탐험대원의 유가족들이 자신의 아들들이 아무런 이유없이 죽어갔다는 잘못된 생각을 할 수 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그는 매우 부지런하고 때로는 사려깊은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잘못된 탐험을 지휘한 그 장본인조차도 그녀의 이야기로 큰 반사이익을 얻은 사실을 고려할 때, 에이다의 궁핍한 재정상태는 상당히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이들은 에이다가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데 동의할 것 같군요. 만약 지금 같은 세상이라면 어떨까요? 저로선 지금 세상이 헌신적인 일을 수행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에 버금가는 대접을 해준다고 믿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그들이 초라한 배경을 가졌을때는 더욱더 말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그에게 조금 잔인했을지 몰라도, 저는 에이다가 여지껏 겪어온 삶과 생존을 기념하며 그의 고통 그리고 행복한 순간들을 다른 사람들과 이 자리에서 나누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