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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상록/책

지구밖의 심해속 세상, <Alien Oceans>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같은 SF영화를 보면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놀랍게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눈, 코, 귀가 달렸고 심지어 다섯손가락은 아닐지언정 손도 있고, 좋은 영어도 구사할수 있죠. 이건 모든 SF 감독들이 상상력이 부족하다거나 그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단지 한번도 우리 이외의 지적 생명체를 본 적이 없으니 다 우리 같다고 믿는 것으로 정당화되죠. 하지만 만약 우리가 외계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짐작한 곳이 아닌 완전히 다른 곳에 사는 지적 생명체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상상해야 할까요?

 

NASA에서 행성과학자로 일하는 Kevin Hand가 쓴 2020년작 책 "Alien Oceans"는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 깊숙한 곳에 있을것으로 예상되는 대양에 관하여 이야기 하는 책입니다. 또한 그 곳에 생명체가 있다면 그것이 살아있든 죽었던 어떤 식으로 감지를 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대양들은 어떤한 면에서 지구의 심해와 닮았습니다.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목성으로 인한 조석으로 생겨난 심해의 열수분출공이 내보낸 열로 가열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로 이 열 때문에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 지층 아래 물로 이루어진 대양이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심지어 다른 과학적 근거를 통해 이 대양이 지구와 같이 염분이 녹아있는 상태일 것으로도 보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대양이 포함된 행성이 유로파 뿐만이 아닌 것입니다. 목성의 다른 두 위성인, 가니메데, 타이탄, 그리고 화성의 얼음 위성인 엔셀라두스 또한 표면 아래 대양이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런 세상이 어떻게 생겼을지 감히 짐작이나 할수 있을까요? 물론 이 깊은 바다안에 생명이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이곳에 사는 지적 생명체를 상상하기 위해선 가히 급진적인 시각이 필요할 겁니다. 사실, 어떠한 스타트렉 시리즈도 물 속에서 찍지는 않았으니까요.

 

내년인 2022년에는 유럽항공우주국(ESA)에서 탐사선 JUICE - 목성 얼음 위성 탐사선 (JUpiter ICy moon Explorer)을 쏘아올릴 계획이며, 이 탐사를 통해 앞서 말한 목성의 위성들이 생명 거주 가능한지에 대한 증거를 수집할 예정입니다. 안타깝게도 어떠한 착륙선도 없을 것이지만, 목성에 도달하는 2030년에 이 탐사선이 보내올 매우 흥미로운 소식들을 벌써부터 고대하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