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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삼성이란 기업은 죄가 많다. 재벌이면 다 한다는 범죄행위도, 이정도라면 정말 통이 크다고 불릴 법 하다. 재계에서 권력을 어떤 식으로 다스렸기에 10조원 가량의 돈을 자신의 비자금으로 숨길수가 있는지가 의문이다. 이 정도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서 작량감계를 해야하는 게 아니라 가중처벌을 해야 마땅한 것이다. 백해무익한 범죄행위를 처벌해서 유사범죄를 막는게 우선이지, 재벌의 공과를 따지자고 수사하는게 아니니까 말이다. 이건희 전 회장이야 삼성을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키운 위인이라 백번을 양보한다고 해도, 그의 독단적 결정으로 인해 주주들이 입은 피해를 생각해보면, 그는 삼성 회장에 재직하면서 공적 못지 않게 엄청난 폐를 끼친 셈이 된다. 생각해보라. 잘 봐줬다는 특검에서 대충 찾은 비자금이 4조..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 (2009) / 마이클 무어 감독 팍스 로마나 시대와 팍스 아메리카 시대의 큰 차이점이라면? 생활이 좀 더 편리해졌을 뿐 전체적인 지배 방법은 비슷하다. 그 전 어떤 시대보다 산업이 융성했지만 로마는 노예계급으로 대표되는 그룹의 노동력을 착취했고, 현재의 미국은 이주노동자과 비정규직등 하위 노동계급을 착취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콜로세움에서 펼쳐지던 잔혹한 게임은 현대에 와선 TV와 인터넷 등 여러가지 유흥을 제공하면서 계급의식을 희석시켰다. 또는 신분을 뛰어넘을 수 있을거라는 환상에 젖게해서 문제의식을 못하게 했다. 이렇게 여러가지 처방전이 동원되지만 결국 해결 불가능한 순간이 올땐? '공포'를 이용한다. 영리하게 공포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이용하면 체제에 대한 반감을 기대감으로 바꿀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러브스토리'의 배경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게 '음모론'이다 대한민국의 가장 보수적인 언론을 통틀어서 '조중동'이라고 부른다. 이 셋 언론사가 2007년 광우병 파동 때 PD수첩에게 충고 했던 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언론이 사실을 왜곡해서 국민을 혼동에 빠트린 죄가 크다"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천안함이 침몰한 가운데, 이 셋 언론사는 어떤 기사를 내보내고 있을까? 물론 이 언론사들이 항상 말했던 변명처럼 "공익을 위한 의혹제기" 정도로 봐줄수 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고작 2년만에 그들이 주창하던 국민이 가져야 할 언론관을 이렇게 쉽게 내던져 버리는게 말이나 되는가. PD수첩에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 삼았다며 (이런 '반론'이 '사실'인지 조차 의문이지만) 기소, 재판까지 비난을 아끼지 않았던 그 태도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들 언론사에..
배틀 포 하디타 (Battle for Haditha, 2008)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카에다와 미군 그리고 민간인 입장 이렇게 3개의 시선으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영화다. 일종의 엄니버스 영화인 셈인데, 하나의 사건 때문에 등장인물 대부분이 상처만 입고 끝난다는 점에서 아주 슬픈 영화다. 최근 아파치 헬기 공격으로 로이터 기자가 숨진 사건이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항공기로 감시하면서 암살작전 도중 적군인 줄 알고 착각한게 이유였다. 대부부 이 기사를 두고 미군이 미국인 기자를 쐈다는 것에 비난의 초점이 가는 듯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내가 보았을 때 무서운 점은, 무인항공기를 통해서 먼 곳에 의심가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정당한 공격을 가할수 있다는 바로 그 논지였다. 그것도 전 대통령이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4월 20일자 PD수첩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하라'라는 말이 있다. 맹자가 한 말인데, 항상 부끄러움을 생각한다면 절대 부끄러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당연히 이런 좋은 말씀을 귀담아야 할 사람은 검찰이나 판사 같은 고위직 공무원들이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모르면서 남의 부끄러움을 애써 꼬집을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4월 20일자 PD수첩은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예전 삼성 특검으로 드러난 검사들의 모습이 대기업과의 유착관계였던 반면에, 이번 사건은 부산 건설업자(방송에선 홍 사장이란 가명으로 등장), 즉 토착세력에게 유착되어 있는 검사들 모습을 보여주었다. 향응 접대 받은 내역은 좀 더 자극적으로 변해서 성접대 등 어감상으로 상당히 퇴폐한 거래가 오갔음을 증명하는 내용이 방송에 나왔다..
더 로드 (2008) 이 영화가 보통의 재난영화이길 기대했다면 십중팔구 실망 할 것이다. 그만큼 전개가 굉장히 느리다. 일종의 기승전결을 느낄수 없다. 어떻게 인류의 종말이 시작되는지, 화려한 액션 장면이 나오며 끈끈한 가족애로 위기를 모면하는 헐리우드의 뻔한 영화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쓰고보니 2012을 의미하고 있다) 이런 뻔한 영화의 특징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동저자인 맥카시가 쓴 소설을 영화화한 것들의 특징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그 예다. 먼저 제작한 이 영화에서는 피가 난무하고 (번역 탓인지 모르겠지만) 난해한 말들이 너무 많았지만 다행히 '더 로드'는 그런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는 상당히 축약되있지만 그 의미가 충분히 와닿는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삶을 끝내버림으로써..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일까 최근 논의 중인 무상급식안에 대해서 여당은 엊그제까지 정부 재정 상태를 무시한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그런데 돌연 그 사람들이 무상보육이라는 정책안을 들고 나왔다. 이럴 경우 무상급식을 비난했던 게 모순이 되버린다. 여당이 무상급식안에 대한 비판한 대목들은 대부분 무상 보육에도 들어맞기 때문이다. 첫째로 관련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상급식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무상급식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루는게 당연한 무상보육을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게다가 야당의 정책 키워드인 '무상급식'을 논란삼은 사람들이 그 키워드를 그대로 따와서 자기 정책 이름을 지었으니 참 웃긴다. 또 '무상 보육'이란 것이 애초 대선 공약에 존재 한 것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혜택 대상범위가 줄어든 것이란다. 또한 대대적인 ..
'대학거부자'를 지지한다 "대학거부자"에게 지지를 보내며.. - 박노자 글방 이번 자퇴하는 고려대 학생은 대학만 거부한게 아니다. 대학을 나와야만 얻을 수 있는 사회양식을 포기한 셈이다. 고졸출신이 대통령 해먹는다고 대놓고 윽박지르는게 대한민국이다. 이 판국에 99%의 사람들이 따르려고 노력하는 길을 벗어나는건 무슨 수작인가? 근데 따지고 보면 이런 류의 질문이 불편하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가 여러모로 꼬일 위기에 처해있는거 아닌가 싶다. 먹고 살만해야 따질 힘도 나는 거 아니겠냐 물을수도 있지만, 상아탑이니 뭐니 복잡한 단어를 쓰지말고 생각해보자. 유신독재를 밀어부친 대통령이 있는데도, 대부분은 먹고사는게 우선이니 진짜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의미는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때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압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