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감상록/책

인간 불행의 원인, "자아 폭발"

TV나 인터넷 뉴스를 보자, 외신에선 서방기자가 참수당했다는 뉴스가 첫면에 나온다. 저 멀리 중동에서의 잔인한 전쟁은 몇명 사망하는 것은 이제 뉴스도 아닌듯 하다. 또한 국내 소식은 각종 성폭력 및 직계가족간의 비정한 살인 같은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인간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머무르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인간의 만성적인 불행의 원인을 자신의 고립을 한정하지 않으려는 인류 본연의 공통적 성격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몇천년 전 선사시대의 고고학적 증거는 그 시절에 전쟁이 없었으며, 또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정신적인 학대 또한 존재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증명한다. 

분명 어느 시점에서 인류는 전쟁통에 빠져들며 세상 전체가 정신적인 불화상태에 빠져들었다. 그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자아 폭발> 은 역사적 기록을 바탕삼아 인간 집단 전체가 이러한 광기에 휩싸인 이유와 그 과정을 설명한다. 지금은 사막인 사하라 지역부터 시베리아까지 먹을 것으로 풍족한 숲이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차츰 안에서 수렵생활을 하던 인간들은 매우 부족한 자원의 양으로 살아가야할 처지가 되고, 자아를 발달시켜 자기반성적인 생각을 해야 만 "먹고살수"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수난"은 그 동안의 자연과 함께하던 일종의 공감정신을 일제히 함몰시키고, 자신의 자아를 고립시키는 과정을 낳았다.  이 고양된 자아는 주변과의 공감을 상실하고, 필연적인 주변과의 갈등을 낳는다.


물론 인류가 그 자아 폭발로 여러 우수한 발명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에 "순이익"따위는 없다. 그저 부끄러운 역사는 엄연한 사실로서의 하나의 도덕적 잣대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나 국제 곳곳에서 정당한 민주주의가 출현했다는 것이 저 피로 점철된 추한 역사의 뒷길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서 다루는 전쟁, 가부장제, 어린이에 대한 억압, 인종차별, 그리고 불평등에 대한 공통적인 분모는 모두 "공감"의 상실이다. 우리는 가끔 우리가 뜻 모르게 분노하는 대상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며, 같은 가치를 향유하여 가질 수 있는 하나의 개체임을 망각한다. 이것은 어떻게 좋게 해석을 하던 공감을 상실한 것이다. 그 예로 성폭력은 여성을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공감없는 정신체계의 산물이며, 전쟁이란 것 또한 자신과 교류 없는 집단을 아예 인간 이하로 격하시키는 집단적 사이코패스 과정인 것이다.


서로간의 공감을 회복해 정신적인 불화를 벗어나기에는, 너무 늦었을 가능성도 크다. 인류가 공감을 상실한 개체가 생명뿐만이 아닌 자연에 대한 우리의 세계관까지 크게 망쳐 놓았기 때문이다. 저 옛날 인류가 자아 폭발을 겪은 그 현장의 배경엔 기후변화라는 큰 틀이 있었다. 지금의 인류 또한 일부 세계를 중심으로 약간의 평화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작금의 통제되지 않는 자연파괴, 즉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미 우리에게 또한번의 큰 기후변화를 안길 것임이 분명하다. 아직도 이것을 과학기술의 해결할 수 있다고, 인류의 미래 해결 선상에 놓는 자들이 많다. 그러나 비이성과 이성이 매우 혼잡스럽게 존재하는 세상의 미래에 체계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 것이 어떤 방향으로 우리의 "자아 폭발"에 또 영향을 줄 지는 미래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자아폭발: 타락

저자
스티브 테일러 지음
출판사
다른세상 | 2011-09-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난 6000년 동안 인류는 일종의 집단적 정신병을 앓아 왔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