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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17:29

"일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일 중독'임을 자처하던 이책의 저자는 현대에 들어서 더 복잡해진 노동시장을 밑바탕으로, 일자리의 의미를 심도깊게 분석한다. 사람들 대부분이 흥미없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서도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일하려는 그 밑바탕의 심리를 파헤치는 것이다. 요즘같이 제대로된 일자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 시점에,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 "일자리"의 의미는 사람의 숨쉬는 것과 같은 삶의 필수조건이란 생각이 든다.


일한다는 것은 1차적으로 금전적인 목적이 가장 크다. 그러나 보물을 찾으려 심해를 뒤지다 전혀 다른 뜻밖의 생물을 찾게 되듯, 일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인생의 여러 부분을 느끼고, 또 여러 인간 군상을 마주치게 된다. 그런 상호 작용은 일자리가 단순히 월급 나오는 곳이 아닌, 자신의 자아가 인정받는 곳으로 거듭나게 한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로든 사람은 직장에 있을 때 가장 인정받게 되며, 자기 직업을 비추어 봄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인 "알 지니"는 현대사회에 들어서 일에 대한 "찬양"이 굉장히 과해졌다고 평가한다. 즉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통해  부의 축적이 축복으로 전환되는 그 시점에서 산업사회, 자본주의가 맞물리며 열심히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은 명예스러운 것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 일이 천하든 귀하든 간에 말이다. 이런 류의 노동윤리는 비록 대부분의 노동자의 마음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만 과도한 일중독, 무제한 경쟁같은 것들에 나름 정당성을 부여해주었다.


그런데 일에 잡혀 살면서도 그 사람을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만든건 일 자체가 아니라, 일의 성격이었다. 성격이란 일의 직무가 아닌, 노동자가 결정에 참여할수 있느냐, 회사가 노동자를 존중해주냐의 여부였다. 요즈음 사람들 사이에서 부럽다고 회자되는 회사의 공통점들이 다 이렇지 않은가? 자신이 하찮은 부속품이 아닌, 어떤 일원으로써 당당하게 기여한다고 생각할 때 사람은 행복해지는 법이다.


책은 이 밖에도 고도의 자동화가 몰고 올 대규모 실업사태를 예견한다. 기계가 자기 일을 대신하게 된 블루 워커, 또는 일부 화이트 컬러 노동자들은 19세기 식의 망상처럼 “노동에서의 해방"이 아니라 대규모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물론 세계화 추세에 따라, 낮은 기술력을 요하는 일들이 개발도상국으로 흘러간 점, 또한 자동화 추세로 인한 실업보다는 경기의 오르내림이 일자리에 더 치명적이라는 점을 저자는 간과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산업사회의 팽창이 실업 인구를 부풀린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갈수록 나아질 줄 알았던 일자리 사정은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현재의 벌이로는 예전만큼의 생활 수준을 누리지 못한다. 여성들도 사회에 많이 진출했지만 이른바 “유리 천장”에 막혀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이런 암울한 일자리 미래에 해결책이 무엇인가, 저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자유시장에서의 폐해를 정부가 선순환 시키는 케인즈식 문제해결법이다.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제등을 통해 건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측면에서 노동자가 적게 벌면, 적게 쓰기 때문에 악순환이 된다는 이론도 견지하지만, 인간다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책에서 언급된 교황 바오로 2세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일할 권리"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사회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란 것은 개인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반대로 일자리를 잃는 다는 것은 경제적인 타격도 있겠지만, 그 개인의 가치가 송두리째 뿌리뽑히고 무시당하는 느낌이란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일할 권리”가 무시당하는 만큼 그 사회는 구성원들이 행복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일이란 무엇인가

저자
알 지니 지음
출판사
들녘 | 2007-01-1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일'의 실체를 파악하여 우리 삶을 재해석한 책! 우리는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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