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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상록/영화

배틀 포 하디타 (Battle for Haditha, 2008)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카에다와 미군 그리고 민간인 입장 이렇게 3개의 시선으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영화다. 일종의 엄니버스 영화인 셈인데, 하나의 사건 때문에 등장인물 대부분이 상처만 입고 끝난다는 점에서 아주 슬픈 영화다.

최근 아파치 헬기 공격으로 로이터 기자가 숨진 사건이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항공기로 감시하면서 암살작전 도중 적군인 줄 알고 착각한게 이유였다. 대부부 이 기사를 두고 미군이 미국인 기자를 쐈다는 것에 비난의 초점이 가는 듯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내가 보았을 때 무서운 점은, 무인항공기를 통해서 먼 곳에 의심가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정당한 공격을 가할수 있다는 바로 그 논지였다. 그것도 전 대통령이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던 바로 그 나라에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배틀 포 하디타'의 내용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전쟁의 이유야 어찌되었건 폭력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대량살상무기를 없애고 민주주의를 심겠다는 미국은 들어가서 군산복합체 배불리는데 여념이 없고, 그 순환을 위협하는 이라크인들을 끊임없이 제거하려 한다. 의심가는 행위가 목격되면 여지없이 방아쇠를 당기는게 정당화 되었다.

이때 반응을 극렬하게 일으키기 위한 이라크 반군은 미군의 신경를 '살짝' 거슬리게 만든다. 영화에 나오는 급조 폭발물도 그것이다. 단 2명의 해병을 죽였을 뿐이지만, 수십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하는 미군을 만드는데 어느정도 일조하면서 '더 많은 순교자'를 만드는게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자부한다.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선다는 점이 본적으로 악한 행위는 아니지만, 그런 애국행위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적의 손에 죽게 만들어 자신의 수를 불릴 계획이니 선택하면 안 될'차악'쯤 되는 셈이다.

나는 '사미레즈' 병장이 자신이 죽였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흐느끼는 장면이 가장 슬펐다. 진짜 희생자는 당연히 학살행위로 숨진 이라크인들이겠지만 대부분은 누군가를 죽인 '범죄자'로써 미군이 느낄 죄책감은 생각치 않는다. 더군다나 이렇게 비난이 이어지는 전쟁터에서 숨지는 동료들이 있다면 그 기분은 또 어떨까. 결국 그들도 누군가의 대리인일 뿐이다.

학살행위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어처구니 없이 훈장추서를 받았던 병사들도 '살인혐의'로 영창에 간지 오래지만, 진짜 단죄는 이 전쟁이 어떻게 시작됬냐 묻는 것에 있다. '민주주의'를 심겠다는 생각치곤 너무 많이 죽는 것 같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