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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걱정/사회문화

'대학거부자'를 지지한다

"대학거부자"에게 지지를 보내며.. - 박노자 글방

이번 자퇴하는 고려대 학생은 대학만 거부한게 아니다. 대학을 나와야만 얻을 수 있는 사회양식을 포기한 셈이다.
고졸출신이 대통령 해먹는다고 대놓고 윽박지르는게 대한민국이다. 이 판국에 99%의 사람들이 따르려고 노력하는 길을 벗어나는건 무슨 수작인가?

근데 따지고 보면 이런 류의 질문이 불편하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가 여러모로 꼬일 위기에 처해있는거 아닌가 싶다. 먹고 살만해야 따질 힘도 나는 거 아니겠냐 물을수도 있지만, 상아탑이니 뭐니 복잡한 단어를 쓰지말고 생각해보자.
유신독재를 밀어부친 대통령이 있는데도, 대부분은 먹고사는게 우선이니 진짜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의미는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때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압박을 넣지 않았다면?
지금 이 정도 사회가 이루어졌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참가도 안했는데 이런말 하기 우습지만) 적어도 그때는 대학생들이 민주주의에 대해서 느끼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위기감에 대한 연대는 그냥 만들어 진게 아니라, '신체적 위기', '경제적 위기'를 감내하며 자신의 생각을 사회에 퍼뜨린 사람들 덕분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대학생이란건 누구나 안다.

지금 대학교는 어떤가? 물론 정치 민주주의는 상당부분 진전되었기에 전경과 맞서는 과격한 데모 전경은 잊혀진지 오래다. 근데 이판에 '경쟁'이라는 키워드가 화두로 등장한다.
'사회적 연대'를 통한 예전 정치독재와의 싸움 방식은, 살 건 많아지고 물건 값은 높아져만 가는 '반쯤' 참담한 자신의 처지에 잊혀졌다. 먼저 깨고 달려나가려는 생각이 너무도 달콤해서 아무도 '기업형 국가'에 맞서 싸울 생각을 안한다.
'그럼 네가 대학 만들어 보던가'같은 비난은 놓치는 게 있다. 지금은 예전과 주어만 다를 뿐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정치독재 였다면 지금은 경제독재 시대다. '재벌체제'와 같은게 주어가 되었다.
이들은 더 많은 임금, 보너스, 기득권로 유혹하며 실상 주어진 몇몇에게만 부를 주면서, 전체에게 이득이 되는 듯한 거짓말로 사람을 속인다.

이런 이유로 김예슬 학생처럼 누군가 적극적으로 지금 대학들의 태도와 맞서 싸우려는건 정말 좋은 시도다. 대학이 기업의 관문 역할만을 한다면 예전과 같은 변화를 이끌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태도는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끌 원동력을 갉아먹음과 동시에, 이런 과두 재벌체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학이란게 고작  <매트릭스>에 들어가서 꿈만 꾸는 그런 사람을 만드는 거다. 앞서 링크한 박노자 교수의 글처럼, 대학생이 사회를 바꾸려는 마음가짐이 없는 사회가 당연시 되는 역사적인 오류를 범하면 안되겟다.
지금은 대안이라고 나온게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변혁을 말하는 사람이 메뉴얼부터 들고오겠는가? 대학생이 자기주권 찾아갈 수 있도록 '등록금 인하', '학생 학교운영 참여'와 같은 정책들부터 시행되야 한다.

앞서 '졸업해버린' 대학생이 되었지만 일단 한 사람이 시작한 사회운동이 널리 퍼질수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있다. 김예슬 양이 밝힌 '대학거부'에 대한 이슈가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루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