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걱정/사회문화

쓸데없는 애국심

저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널리 알려서,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니라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위대한 나라임을 알리는 게 중요한가?

생각해 보면 그럴 수 있다. 첫째로 수출증가 효과 때문이다. 한국이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소개된다면 한국의 이미지에 호감을 가지게 되면서 동시에 한국 기업에서 만든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같이 상승하기 떄문에 삼성이나 LG같이 외국에 제조업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국가분쟁에서의 우위권 차지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동해는 외국의 많은 표기에서 "일본해"로 표시되서 나와 불리한 입장이다. 이럴때 한국이란 나라를 널리 알려 국가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야만 한다.

그런데 가만... 제조업에 근무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사람에게 한번 이런 질문을 던져보라,
노키아가 어디 회사냐고.. (아마도 우리나라는 제외해야 될듯 하다.. 노키아 점유율이 세계 최하위니까..)
요즘엔 영화나 유머 소재, 또는 경제학 책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핀란드 기업인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예전만 해도 일본기업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이게 중요한게, 아무도 그 기업이 어디서 온 기업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그렇다. 필립스는 또 어떤가? 중요한 건 해당 기업의 기술과 마케팅 실력 등 생산 능력을 최종 생산품에 얼마나 묻어나게 할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업이 해당한 국가의 이미지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내 말은 삼성과 LG같은 기업들이 한국의 이미지와 직접적인 연관성 보다, 기술-생산력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기업 자체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두번째로 생각해 볼 '동해'..
어쩌면 수많은 고문서를 통한 증거로 명백하다고 볼 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 서해가 있다면 중국의 동해가, 우리에게 동해가 있다면 일본또한 서해가 있다. 물론 영유권을 넘보는 제국주의적 야망까지 묻어가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명 하나를 두고 몇십년 가까이 애국심에 물들인 싸움으로 번져나가는 것은 정말 가망 없는 싸움이다. 지중해는 리비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 튀니지 등 몇 십개국에 둘러쌓여 있는데 각국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싸우는 경우는 없다. 특히 그리스의 크레타섬 남쪽으로 리비아 해역으로 이름이 정해져 있지만, 그 누구도 거기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물론 국가적 이미지가 달라져서 East Sea로 표기된다면 자랑스러울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해역에 Sea of Korea라고 쓰고 싶다는 주장과 무엇이 다를까.
논의가 좀 다르지만 이 처럼 국가적 이미지 상승을 통해서 국제분쟁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힘의 논리에서 옳기는 하지만 또다른 제국주의적 마인드의 덮어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정리해 보면, 쓸데없는 애국심에서 벗어나서 기업은 기술-생산에 따른 가치를 높이는 '알짜배기'기업 자체로 알려야 하며, 남에게 호소하여 자국의 이미지를 드높인 이후의 '외부효과'보다는 해당국과 담판을 짓는 진짜 외교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헛수고를 하지않고 원하는 결과를 충분히 얻는 길이라 생각한다.